여자아이들은 왜 ‘핑크색’을 좋아할까
입력 2013-08-01 17:29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페기 오렌스타인(에쎄·1만5000원)
언제부터 세상의 모든 소녀들이 공주님이 됐을까. 여자 아이들은 왜 그토록 ‘핑크색’을 좋아할까. 정말 태어날 때부터 그런 성향이 DNA에 입력돼 있던 것일까.
저자는 소녀 문화와 딸 양육에 대해 20년간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다. 그는 딸 데이지를 낳으면서 ‘그동안 썼던 대로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유치원 입학식 날 ‘토마스와 친구들’의 ‘기관사옷’을 입고 간 딸은 “여자가 무슨 기관차냐”는 남자 아이의 쏘아붙임에 기관차와 결별하더니 생일 선물로 ‘진짜 공주 드레스’와 플라스틱 하이힐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과연 신데렐라로 대표되는 디즈니의 ‘공주 판타지’와 핑크색에 집착하는 ‘여성스러운 소녀(girlie girl)’ 문화 속에서 딸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까.
저자는 업계 최대의 완구박람회, 어린이 미인대회 등 다양한 현장 조사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답을 찾아나간다. 미국에선 20세기 초반만 해도 성별에 따른 색깔 구분이 없었다. 핑크는 마케팅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공주로 대변되는 아름다움과 섹시함이 아이들을 어떻게 아프게 만드는지도 이야기한다. 딸아이의 ‘그 놈의 핑크 타령’에 시달리는 부모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김현정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