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세기 천재 경제학자들을 불러내다

입력 2013-08-01 17:29


사람을 위한 경제학/실비아 나사르(반비·3만원)

경제학 책은 어렵다. 누가 쓰든 어떻게 쓰든 일반 독자에겐 쉽지 않은 분야 중 하나다. 그간 알기 쉬우면서 재미있는 경제학 교양서를 기다리던 이들에게 이 책은 단비 같은 존재다.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일생을 다룬 전기 ‘뷰티풀 마인드’에서 우아한 문체와 풍부한 이야기로 인물을 어떻게 재조명할 수 있는지 보여줬던 저자. 한결 더 우아한 방식으로 19∼20세기 쟁쟁한 경제학자들을 불러낸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맬서스의 ‘인구론’으로 절망에 빠진 빈곤층을 위해 쓴 책이라며 풀어가는 도입부부터 흥미롭다. 저자는 “경제사상의 역사라기보다 경제학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도구라는 생각을 이야기로 푼 것”이라고 소개한다. 1870년대 이후 경제학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천재 경제학자들을 선택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로부터 시작해 1920년대 경제대공황 시절의 존 메이넌드 케인스, 자유주의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거쳐 폴 새뮤얼슨, 그리고 케인스의 유일한 여제자 조앤 로빈슨 등 다채로운 인물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내세운 경제사상을 알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가는데다 어떻게 이런 걸 알았을까 싶은 소소한 일상의 풍경까지 더해져 읽는 재미가 있다. 김정아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