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氣 살리기’ 3000리 대장정 나섰다
입력 2013-08-01 02:59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 31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탄 고속버스가 전북 군산 새만금산업단지 앞에 멈춰섰다. 잠시 뒤 밝은 회색 점퍼 차림의 현 부총리가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수십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동시에 터졌다. 현장 지휘관으로 변신한 현 부총리의 ‘경제살리기 삼천리 행군’이 시작된 것이다.
현 부총리는 휴가를 반납한 채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는 서민과 중소기업 ‘기 살리기’에 나섰다. 1박2일 동안 이동거리만 총 1156㎞에 이르는 대장정을 통해 정부가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중점 점검하기 위해서다.
첫 방문지는 전북 군산의 새만금산업단지. 이곳에서 현 부총리는 입주기업인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열고 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투자 활성화”라며 “열병합발전소 프로젝트와 같은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총수요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 공급능력 확대로 성장잠재력 확충 등 1석3조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뒷받침도 약속했다. 현 부총리는 “정책은 집행이 중요하다”며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인허가를 빨리 진행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새만금 열병합발전소는 OCISE사가 9600억원 투자를 결정했으나 환경규제 때문에 공사가 지연됐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5월 ‘1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에 포함시켜 9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인들은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들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공랭식 열교환기를 생산하는 KHE의 송화종 사장은 “도로교통법 상 무거운 화물을 주간에 운송할 수 없도록 돼 있어 물류비가 늘고 있다”며 “주간에 하면 1∼2일이면 될 물량 운송이 5일이나 걸린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현 부총리는 답변 때마다 ‘부처 간 협업’과 ‘맞춤형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부처의 의미가 없다”며 “정부 전체 입장에서 규제를 풀어 맞춤형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정책 행보도 이어갔다. 전주대 본관에서 진행된 창업기업인 간담회에서 현 부총리는 “창업도 단계별·분야별로 다 다르다”며 “정부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반기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산=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