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앞둔 고3 수험생이 아버지에 간 이식

입력 2013-07-31 19:03


“간암으로 고통받는 아버지에게 제 간을 이식시켜 드리는 건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입 수능시험을 앞둔 고교생이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줘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중앙고등학교 3학년 김진권(18·사진)군. 김군은 지난 26일 서울대병원에서 4시간의 수술 끝에 간의 68%가량을 아버지에게 떼어줬다.

만성 B형 간염을 앓아오던 김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1월 뇌종양 수술을 위해 검사를 받던 도중 간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양성인 뇌종양보다 간암 치료가 급하다는 병원 측의 진단에 따라 간암색전술을 받았지만 올해 3월 간암이 재발된 게 드러났다.

간 이식수술이 시급한 상황이었고 김군은 망설임 없이 간 이식을 결정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둘은 모두 양호한 상태로 마무리 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은 “수술 후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수시모집에 응시해 꼭 국어교사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과 교사들은 김군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1300여만원을 모금했고 동문회도 따로 성금을 모았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