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첫 ‘평화의 소녀상’… 위안부 비극 전해

입력 2013-07-31 18:28 수정 2013-07-31 22:00

서울 안국동 주한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비극을 전 세계에 고발한 ‘평화의 소녀상’이 태평양 건너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똑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공공부지에 ‘위안부 기림’ 시설 건립을 추진해온 가주한미포럼은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 시립 중앙도서관 앞 시립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소녀상이 해외에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막식에는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와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 지역 정계 인사와 지역 시민, 한인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국 연방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민주) 의원과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자 지한파로 유명한 에디 로이스(공화) 의원, 그리고 글렌데일이 지역구인 애덤 시프(민주) 의원 등 연방하원의원 3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녀상 건립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소녀상 건립에 앞장선 프랭크 퀸테로 시의원을 비롯해 시의원 4명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일본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내가 죽더라도 여기 이 소녀상이 미국의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과거에 이런 억울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교과서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지금 이 자리에 (아베) 일본 총리가 있다면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CNN 기자의 질문에는 “(일본 총리가) 눈앞에 보이면 천왕 시절에 지은 죄를 사죄하라고 다시 한번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계 미국인 시민단체 NRCC의 회원 10여명과 함께 참석한 캐시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은 과거 역사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