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기’ 책 속에 길이 있다?… 책 들고 휴가 떠나는 금융위장·금감원장

입력 2013-07-31 17:57


금융당국 수장들이 여름휴가 동안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금융시장의 활력을 위해 ‘책 속에서 현안 해법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8월 휴가를 맞아 나란히 책을 한 아름씩 갖고 더위를 식히기로 했다. 휴가철 독서취향은 약간 대비된다. 1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신 위원장의 책 보따리에는 ‘온고지신(溫故知新)’형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신 위원장이 휴가지에 갖고 갈 대표적인 책은 사마천의 글을 정조가 엮은 ‘사기영선(史記英選)’, 전통문명 탐구를 통해 오늘의 지혜를 구하는 ‘어제까지의 세계’, 한국의 근대사를 조명한 ‘근대를 말하다’ 등이다. 이들 책은 과거의 교훈과 지혜를 사장시키지 않고 오늘의 시대에 접목하자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 위원장이 휴가를 마치고 오늘의 금융위기를 어떤 식으로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 원장은 특정 주제와 상관없는 다양한 부류의 책을 편하게 읽을 예정이다. 다음달 14∼16일 서울 근교 휴양지로 휴가를 떠나는 최 원장은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우리 안의 우주’ ‘코스모스’, 이슬람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무깟디마’, 경영학 책인 ‘관찰의 힘’을 탐독할 예정이라고 한다.

금감원 측은 최 원장이 이들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이 시대 금융의 올바른 역할과 정책을 정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CEO들을 위한 휴가철 독서목록’까지 제시하는 등 독서휴가는 어느덧 금융권을 포함한 기업 임원들의 대세가 되고 있다. 다만 독서열공이 열매를 맺으려면 당사자들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1일 “업계의 성장과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인 만큼 오늘의 위기를 어떤 식으로 타개해야 하는지 책 속에서 제대로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면서 “현실성 없는 책상머리 정책만 내놓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