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2집 ‘나의 쓸모’ 발표한 요조 “이번 음반은 누구와도 ‘타협’않고 만들었어요”
입력 2013-07-31 17:36
최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요조(본명 신수진·32)의 꿈은 소박했다. 그는 “내 음악을 듣고 누군가 훗날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노래 있잖아요?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를 즐겨듣던 시기의 공기, 함께 듣던 사람, 당시의 내 모습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노래…. 제 노래도 그런 ‘입체감’ 있는 노래가 되면 좋겠어요.”
지난 23일 발매된 요조의 정규 2집 ‘나의 쓸모’ 역시 이러한 바람이 투영돼 만들어진 앨범이다. 요조가 멜로디를 짓고 노랫말을 쓴 노래들엔 그의 일상과 고민이 촘촘히 박혀 있다. 음반엔 전반적으로 어둡고 잔잔한 분위기의 노래 총 10곡이 담겼다.
“음반을 만들며 가장 염두에 뒀던 건 ‘타협하지 말자’는 거였어요. 타협이란 건 대중성과의 타협일 수도 있고, 제 자신과의 타협일 수도 있겠죠. 타협을 많이 할수록 후회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2007년 ‘마이 네임 이즈 요조(My Name Is Yozoh)’라는 곡으로 데뷔한 요조는 이듬해 1집 ‘트래블러(Traveler)’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는 음악, ‘홍대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미모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정규 음반을 5년 만에 발표하게 된 셈인데, 정말 기뻐요. 그동안 지인들이 ‘너 요즘 뭐해?’라고 물으면 (정규 음반을 낸 지 오래돼) 대답이 마땅찮아서 왠지 움츠러들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나 음반 발표했잖아. 몰랐어?’라고 답할 때 느끼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이런 감정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거 같아요(웃음).”
수록곡들은 저마다 조금씩 독특한 ‘탄생 배경’을 갖고 있다. 타이틀곡 ‘화분’은 요조가 길가에 버려진, 꽃이 만개한 화분을 본 뒤 만들게 된 노래이며, ‘춤’은 과거 홈페이지에 게시한 시에 멜로디를 붙인 곡이다. 첫 트랙 ‘나의 쓸모’의 경우 침대에 걸터앉아 부른 노래를 그대로 녹음했다.
“멜로디는 직감에 의지해서 즉흥적으로 만드는 편이에요. 하지만 가사를 쓰는 건 정반대예요. 작사를 할 때면 굉장히 소심해져요. 작곡할 때보다 훨씬 더 신중해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요조가 앞으로 음악 외에 해보고 싶은 일 역시 글을 써보는 거다. “노랫말을 어떻게 풀어내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순간이 매번 고통스럽지만 행복하기도 하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언어를 세공(細工)하는, 그런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