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뻔뻔함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입력 2013-07-31 17:12 수정 2013-07-31 20:40
최근 일본 극우파들의 궤변이 갈수록 가관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극우매체로 알려진 산케이(産經)신문의 최근 논조이다. 이 신문은 일본 귀화 한국인 오선화(吳善花·일본명 고젠카) 교수가 지난 7월 27일 인천공항에서 입국 거부당한 사실을 그 다음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 교수의 입을 빌려 ‘한국은 비문명국이며, 한국에는 인권도 없다’는 식의 비난을 했다. 한마디로 민족감정이 아닌 ‘상식과 윤리’를 내세웠다.
그런데 오 교수는 일본 본토 출신 극우파 못지않게 망언을 일삼아온 인물이다. 그녀는 일본제국의 한국 침략을 정당화했고, 종군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했으며, 한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일본 내의 혐한론을 확산시키는 일에 앞장섰다. 지난 7월 25일에는 한자 사용을 거부하는 ‘한글 우월주의자’들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에 노벨상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7월 29일 일본 관방장관은 “오씨가 사상과 신념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면 이번 한국 정부의 조치는 일본 국민에 대한 조치로서 극히 유감”이라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이 사건의 본질을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으로 본 것이다.
때를 맞추어 한국에 대한 망언제조기로 악명 높은 극우언론인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한 국내 유명 주간지의 7월 29일자 판에 (한국에 대한 조롱이 섞인) 일본 우파에 대한 장황한 변(辨)을 늘어놓았다. 이 글의 핵심은 사실상 일본에는 극우파가 없고 (온건한) 보수파가 있을 뿐이며,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소위 ‘양심 있는 일본인들’은 양심적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치 또는 사상적 입장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언론들이 일부 (영향력 없는) 일본 지식인들의 비판적 언행을 극찬하고, 보수파들의 (당연한) 언행을 왜곡하여 침소봉대하는 것은 ‘고도모 다마시(아이 속이기)’, ‘반일병리현상’, ‘반일 강박증’, ‘(장난 같은) 반일 스타일’, 또는 ‘시대착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 총리를 일본인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극히 상식적인 보수 정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이 주장을 뒤집으면 한국 언론들과 국민들은 선입견으로 가득하며 융통성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 일본 극우파들은 뻔뻔함과 자유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각 개인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신념은 보장받아야 할 보편적 기본권이다. 하지만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비양심적인 언어폭력과 (역사적) 사실 왜곡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즉 보장받아야 할 자유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뻔뻔함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뻔뻔한 사람이 아닌, 자신의 잘못과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임한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그러므로 우리는 뻔뻔함과 자유를 혼동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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