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끝>] 하위 랭커, 반란을 꿈꾸다

입력 2013-07-31 17:38 수정 2013-07-31 23:03


상위 랭커와 하위 랭커가 만나 짜릿한 승부를 펼치는 ‘2013 올레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이 톱시드 4명(박정환·김지석·이세돌·최철한 9단)이 합류하며 본격적인 3라운드에 돌입했다. 아마군들의 반란이 심했던 이번 대회에는 아마 선수가 본선 1라운드에 6명이나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이상빈은 올레배 랭킹 3위였던 김기용 6단을, 김희수는 이원용 4단을 꺾고 본선 2라운드에 합류했다.

하지만 2라운드 프로의 벽은 높았다. 상위 랭커들과 만난 아마군은 강동윤 원성진 조한승 9단에게 무릎을 꿇으며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톱시드 4명이 합류하며 본격적인 32강전으로 펼쳐지는 3라운드에서도 하위 랭커들의 반란은 이어졌다.

하지만 가장 큰 랭킹 차이를 보인 1위 이세돌 9단과 32위 이호승 초단의 대결에서는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시키며 승기를 잡은 이호승이 결국 이세돌의 뒷심을 견디지 못하고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28위인 강승민 3단도 5위 강동윤 9단의 벽을 넘어서지 못해 정상급 기사들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 할 수 있었다. 올레배는 랭킹에 의한 차등 시드제와 매 라운드별 자동대진 시스템으로 계속해서 상위 랭커와 하위 랭커의 대결이 이어진다. 기보는 이호승 초단과 이세돌 9단의 3라운드 대국.

<장면도> 좌하귀 접전이 끝나고 흑은 선수를 잡아 상변 1, 3으로 늘고 5로 지킨다. 무난하게 흑의 승리가 예상되는 국면이다. 집이 부족한 백의 특별한 공격수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호승 초단은 마지막 승부수 6의 치중을 선택했다.

<참고도> 백의 의도는 2로 차단해 달라는 뜻. 그렇다면 다음 3의 날일자 건너붙이는 것이 타이밍 좋은 맥점. 흑은 결국 4, 6으로 중앙 점을 제압해야 하는데 백은 5, 7, 9로 흑 두 점을 잡아 실리를 차지한다. 이어 백은 아직까지 살아있지 못한 흑 전체를 계속해서 노려볼 수 있다.

<실전도> 결국 흑은 백 한 점을 차단하지 못하고 1로 연결하는 수를 선택한다. 백은 2로 기분 좋게 넘어가며 흑의 근거를 빼앗았다. 이후 4로 중앙으로 진출한 데 이어 6으로 급소까지 짚어 순식간에 국면 흐름을 바꿀 수가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에 이호승 초단은 이세돌 9단의 수읽기를 넘어서지 못하며 아쉽게 패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