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모비스 등 30개 기업 신규 채용… 스펙 대신 능력보고 뽑는다
입력 2013-07-31 17:46
롯데 현대모비스 대우건설 우리은행 네이버 등 30개 기업이 학력이나 영어 성적 등 스펙을 무시하고 업무와 관련된 역량평가로만 인재를 뽑는다.
고용노동부는 31일 핵심직무역량 평가 모델을 8월부터 30개 기업에 시범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핵심직무역량 평가는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직무와 무관한 불필요한 스펙 대신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핵심직무역량 평가 모델은 기존 입사지원서, 필기시험, 면접을 대체하는 역량지원서, 역량테스트, 역량면접으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입사지원서에 학력, 영어성적, 봉사활동, 가족사항 등 직무와 무관한 내용도 기재했다. 이런 지원서는 직무와 관련 있는 활동 경험, 자격 소지 등을 적어내는 역량지원서로 바뀐다. 전공과목과 영어 상식 등으로 구성됐던 필기시험도 직무에 필요한 지식·기술 등을 평가하는 역량테스트로 대체된다. 은행 출납창구 직원 지망생들에겐 금융상품의 특성, 금융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의 영향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는 방식이다.
추상적인 내용을 주로 물었던 기존 면접도 직무와 관련 있는 경험면접, 상황면접,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구성되는 역량면접으로 바뀐다.
경험면접은 직무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으로 꾸려진다. 상황면접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대처 방법에 대한 평가 위주로 진행된다. 프레젠테이션은 특정 직무 관련 주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도록 해 직무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롯데 현대모비스 대우건설 우리은행 CJ푸드빌 세아제강 한화S&C LS네트웍스 KT스카이라이프 SKC솔믹스 등 10개 대기업과 NHN 오리온 대한지적공사 등이 8월부터 핵심직무역량 평가 모델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게 된다.
노동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각 기업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과 면접관 교육 등을 제공하고, 실제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 모델 활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는 생산관리, 경영지원, 금융보험 출납창구 등 3개 직군의 평가 모델이 개발돼 있어 이들 직종의 신규 채용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올해 마케팅, 응용 소프트웨어, 건축공학기술 등 3개 직군을 추가 개발하고 2017년까지 20개 직군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도 내년에는 200곳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하남 노동부 장관은 “취업자 수와 채용 수요가 많은 직무를 중심으로 평가 모델을 계속 개발하겠다”며 “역량평가 모델을 계속 확산시켜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데 들이는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