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공공기물 훼손’ 비상… 링컨조각·대리석상·예배당 녹색 페인트 얼룩

입력 2013-07-30 18:09

각종 기념비적인 건축물과 동상 등이 즐비한 미국 워싱턴DC에 ‘공공기물 훼손’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DC 경찰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립성당 내 예배당 2곳에 녹색 페인트를 뿌린 혐의로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58세 여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녹색 페인트로 훼손된 곳은 베들레헴 예배당과 어린이 예배당의 오르간이다. 베들레헴 예배당은 성당 내에서도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1924년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이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내셔널몰에 위치한 링컨기념관의 링컨 조각과 스미스소니언재단 본부 앞의 대리석상에도 녹색 페인트가 뿌려진 것이 발견됐다. 경찰은 세 곳에서 발견된 녹색 페인트가 같은 성분인지를 조사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링컨기념관은 워싱턴DC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모이는 장소이자 ‘자유’의 상징인 건물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대표 예배소’인 국립성당은 2년 전 지진으로 석 달간 문을 닫은 바 있고 아직도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수년 전에도 남북전쟁의 영웅인 매클레런 장군 대리석상 일부가 파손되는 등 역사적 기념물 훼손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미 국립공원관리청이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