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바이든과 식사회동… 힐러리 본격 대선행보?
입력 2013-07-30 18:08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과 잇달아 ‘단독 식사 회동’을 가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옆 야외 개인식당에 자리를 잡고 파스타와 닭고기에 샐러드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백악관은 식사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자리를 떠난 직후인 지난 3월 1일 클린턴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점심을 같이했고 4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에서도 만났으나 단독 회동은 처음이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이날 만남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 등이 자연스럽게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직 대선에 출마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MSNBC 방송은 ‘제44대 대통령(오바마)이 45대를 만나나…오바마-클린턴 오찬’이라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체로 친교 차원(chiefly social)에서 이뤄진 만남으로 2016년은 아직 너무나 멀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4년간 함께 일하면서 강한 업무 관계뿐 아니라 순수한 우정도 쌓아왔다”며 “물론 최근의 중동 사태와 워싱턴에서 재개되는 평화협상 등을 얘기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부통령도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해 직접적인 의견을 내놨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최근의 이민법 개혁과 국가부채 한도 확대 협상 난항 등 각종 정치상황을 화제로 들면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탈환하기 위해 내년 중간선거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모종의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30일에는 바이든 부통령과 부통령 관저에서 조찬을 함께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