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잠실구장 응원문구 트집 계속

입력 2013-07-30 18:04

일본 정부가 지난 28일 열린 한국과 일본의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최종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내건 현수막 문구에 대해 잇따라 과민반응을 보이며 정치적 사안으로 몰아가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9일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도 30일 기자회견에서 “그 나라의 민도(民度)가 문제 될 수 있다”며 “스포츠의 장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건 것은 유감스럽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 응원단의 행동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일본축구협회(JFA)도 현수막과 관련해 사후 조치와 평가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EAFF에 정식으로 전달했다.

김주성 EAFF 사무총장은 30일 “한·일전이 끝나고 나서 일본 선수단장이 경기 감독관에게 현수막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이 징계를 받을 만한 것인지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벌어진 사건의 과정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공식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일본축구협회에서 당일 경기감독관에게 전달한 서한은 제소라기보다 유감의 뜻을 전하는 수준”이라며 “양국 축구협회도 이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응원단은 당시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남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대형 현수막 문구를 내걸었다. 또 경기 직전엔 잠시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대형 초상화도 펼쳤다. 이에 맞서 일본 관중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흔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보안요원을 동원해 욱일승천기를 압수했고, 하프타임엔 한국 응원단의 현수막도 내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