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2조8000억원 장롱 속 잠잔다… 해외여행 후 재환전 않고 보관

입력 2013-07-30 18:00 수정 2013-07-30 22:23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 후 재환전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외화가 무려 26억 달러(2조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3264억 달러의 약 0.8%에 해당하는 엄청난 돈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장롱 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전 세계 여행 가격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는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만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해외여행 후 보관하고 있는 외화가 1인 평균 20만9700원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해외여행객이 1370만명이므로 전체 외화는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해외여행객들은 왜 쓰고 남은 외화를 재환전하지 않고 방치할까.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반복적으로 동일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외환 매입 및 매수 때 발생하는 손익을 줄이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동전의 경우 재환전하면 환율의 50%만 적용되기 때문에 아예 환전을 포기하거나 기념으로 보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장롱 속에 방치한 외화는 비록 소액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이 땀 흘려 수출한 대가로 획득한 소중한 돈이다. 그렇다면 쓰임새가 적은 외국 동전 등은 자선단체 모금함에 넣어 지구촌을 위한 기부금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