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알프스서 조난 사고…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입력 2013-07-30 17:57

일본 혼슈 나가노(長野)현의 ‘중앙 알프스’ 등반에 나섰다가 악천후로 조난된 한국인 등산객 5명 가운데 1명이 구조되고 4명은 30일 모두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오전 5시쯤 박문수(78)씨가 현지 경찰 등의 수색에서 호켄다케(寶劍岳·2931m)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이근수(72)씨가 2800m 지점 등산로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인신(70)씨와 이종식(64)씨는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5시쯤 1720m 지점에서 숨진 채로 각각 발견됐다.

숨진 박씨 등은 한국인 단체 등산객 20명과 함께 28일 부산의 H여행사를 통해 일본에 도착했다. 나가노현 고마가네(駒ヶ根)시의 이케야마(池山)에서 등반을 시작해 도중 한 산장에서 1박을 하고 29일 오전 호켄다케로 향하던 중 변을 당했다.

등산객 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기도했지만 이날 박문수, 이근수씨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열했다.

박씨 가족 등은 “평소 일본에 2∼3차례 등산을 잘 다녀오셔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정말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며 침통해했다.

실종됐다 구조된 박혜재(63)씨 가족들은 “함께 떠난 분들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 산행에 참가한 등산객 중 8명이 소속된 부산의 상봉산악회 관계자는 “등산을 함께한 사람들은 오랜 기간 산을 타 온 베테랑”이라며 “강한 비바람 등 악천후로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를 당한 등산객들의 항공편 예약 등의 업무를 담당한 H여행사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침울한 분위기 속에 수습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등산객들은 1억원의 대인배상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백민정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