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스’ 업데이트 하세월, 여행객 부글

입력 2013-07-31 04:21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지도 서비스 ‘구글맵스’의 한국 지도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30일 현재 구글맵스에는 지난해 10월 새로 문을 연 서울시청 신청사가 아직 ‘재건축 중’이라고 표시돼 있다. 같은 달 완공된 양화대교도 여전히 ‘ㄷ’자로 굽어진 상태다. 세종시는 아예 지도에 없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벡스코 오디토리움과 지하철 4호선 역시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울 지하철 분당선은 선릉역, 7호선은 온수역까지만 연결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경의선에는 홍대입구역과 공덕역이 빠져 있는 상황이다. 올 3월 개통된 제2서해안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양양군 연장 구간도 반영되지 않았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친구를 만나기 위해 최근 입국한 미국인 A씨는 실제 지하철 노선과 구글맵스의 지하철 노선이 달라 한참을 헤매야 했다. 친구를 만나러 경기도 부평구청에 가려고 지하철 7호선을 탔다가 온수역이 종점이라 표시된 구글맵스를 믿고 온수역에서 내렸다. 1시간쯤 길을 헤매다 결국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지하철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면 부평구청역까지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구글맵스 때문에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구글맵스의 일본 지도는 한국 지도에 비해 훨씬 최신 정보가 업데이트돼 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일본 도쿄의 전망대 ‘도쿄 스카이트리’는 입주해 있는 업소명까지 상세히 나와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신청사는 텅 빈 부지만 나와 있다. 국회의 제2의원회관 역시 구글맵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 트위터에는 지난 12일 “구글맵스에 아직도 대한민국과 서울은 2012년 1월 그대로입니다”란 민원이 접수됐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17일 구글코리아에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과 메일을 보냈다. 서울시 자체적으로 ‘서울지도’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외국인은 아직 많지 않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구글맵스에 관련 사항이 곧 업데이트될 예정”이라며 “신속하게 업데이트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 구글에 있지만 측량법상 한국 밖에 있는 서버로는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지 못하는 현실도 빠른 업데이트와 다양한 지도 서비스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