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화 세계 무대로] ‘新실크로드 개척’ 동-서양 잇는 다리가 되다

입력 2013-07-30 17:00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미래 또한 문화로 결집되기 때문이다. 문화의 시대에 경상북도 문화프로젝트가 눈길을 모은다. 다음 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바로 그것이다. 대한민국 문화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이름표를 달고 터키를 찾는다.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콘텐츠를 가지고 국제무대에 당당히 진출한 것이다. 지방이 국책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표본이다. 경상북도는 쉽지 않은 모험도 감행했다.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 경주’임을 입증하기 위해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문화의 시대에 문화융성을 부르짖는 경북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류는 ‘길’을 따라 소통하고 교류하며 새로운 문명을 꽃피워 왔다.

대표적인 길이 바로 실크로드(Silk Road)다. 비단길이라고 일컫는 이 길은 고대 중국과 서역(西域) 각국 간 비단 거래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경제·문화를 이어 준 교통로의 총칭이다.

총 길이 6400㎞에 달하는 실크로드라는 이름은 독일인 지리학자 리히트호펜(Richthofen, 1833∼ 1905)이 처음 사용했다. 실크로드는 중국 중원(中原) 지방에서 시작해 허시후이랑(河西回廊)을 가로질러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북 가장자리를 따라 파미르 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 동안과 북안에 이른다.

통일신라가 번성했을 때 서역의 문물은 실크로드를 따라 경주로 이어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서역으로 갔다. 결국 경주는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지이자 출발지였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실크로드의 동쪽 끝은 중국 시안(西安), 서쪽 끝은 터키 이스탄불로 인정된다. ‘경주가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지이자 출발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힘겨운 일인 줄 알면서도 경상북도가 이 프로젝트에 뛰어 들었다. 지금 실크로드를 새롭게 정리하지 않으면 영원히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의 실크로드 탐험대는 중국 시안과 둔황,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이란 테헤란을 거쳐 터키 이스탄불까지 간다. 먼저 그 길을 지났던 선조들의 혼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은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서다. 이들은 두 차례 탐험을 통해 고대 동서교역의 통로였던 실크로드가 경주까지 이어졌음을 밝혀내고 실크로드의 동단(東端) 기점임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고자 한다.

탐험대의 대미(大尾)는 오는 8월 31일 실크로드 서방 종착지에서 열리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다.

1998년 시작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이미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열려 한류바람과 함께 ‘대한민국 지자체 문화수출 1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터키는 문화적 자부심이 강하고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경제적 위상도 높다. 특히 6·25전쟁 때는 병력 1만5000명을 보낸, 우리나라와는 혈맹(血盟) 관계다. 터키인은 우리를 ‘캄 카르데쉬’(피를 나눈 형제)라고 부른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로마와 신라,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천년문화의 만남이다. 역사적인 행사이니 만큼 문화를 통해 새로운 협력이 이뤄지고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문화외교의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로 불려진다. 문화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미래 또한 문화로 결집된다.

경상북도가 개척하는 신(新)실크로드와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문화의 탄탄대로가 돼 찬란한 문화 융성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