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요양병원서 화재, 침대에 손 묶인 치매환자 사망

입력 2013-07-30 10:57

[쿠키 사회]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의 한 요양병원에서 30일 오전 0시40분쯤 화재가 발생, 환자 유모(59)씨가 한쪽 손이 침대에 묶인 상태에서 숨졌다.

화재 발생 후 환자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조모(55)씨 등 4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병실 일부를 태워 소방서 추산 4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20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불이 난 병실에 있는 7개의 침대 중 숨진 유씨의 침대만 불에 탔다. 유씨는 발견 당시 한쪽 손이 침대에 묶인 상태였고, 침대에는 불에 탄 라이터와 담배 1갑이 발견됐다.

숨진 유씨는 치매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로 다른 병실에 입원 중이었으나 발작 증세가 심해져 화재 발생 2시간 전 사고 병실로 옮겨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병원 측은 유씨의 발작 증세가 심해지자 이날 보호자에게 퇴원을 요구한 뒤 보호자 동의 하에 당일 병실을 옮겨 손을 묶어 놓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병원 직원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 측의 과실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불이 난 요양병원은 지상 1층, 연면적 399㎡ 규모로 환자 45명을 수용할 수 있는 7개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화재 당시 모두 19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었고, 대부분 치매를 앓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포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