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 회사 ‘웨어밸리’ 압수수색
입력 2013-07-29 18:50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이 29일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대표로 있던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를 압수수색했다. 2003년 전 전 대통령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이 발견돼 검찰 수사를 받았던 곳이다.
검찰은 서울 상암동과 서초동에 있는 회사 사무실 2곳에서 회계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부 결재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자금을 토대로 회사를 세운 뒤 자금을 관리·운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사 양수·양도 자료 등을 집중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씨는 2001년 1월 7억원을 투자해 회사를 세운 뒤 2003년 오알솔류션즈코리아로 이름을 바꿨다. 애초 재용씨는 부동산회사 ‘비엘에셋(구 밸유매니지먼트)’ 이름으로 투자했지만 2002년 9월 본인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는 이듬해 미국에도 현지법인을 세우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2003년 ‘현대 비자금’을 수사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재용씨가 2000년 12월 전 전 대통령에게서 국민주택채권 등 130억원대 자금을 증여받아 차명 대여금고 등에 보관하다 노숙인 명의 차명계좌 등으로 현금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재용씨는 2003년 8월 친구 류모씨에게 회사를 넘겼다. 두 달 뒤에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손삼수씨가 다시 회사를 넘겨받아 현재까지 경영 중이다. 손씨는 회사 이름을 웨어밸리로 바꿨고 수차례 증자를 거쳐 자본금을 15억원으로 늘렸다. 그는 제5공화국 당시 청와대 비서관과 제1부속실장을 지냈던 핵심 측근이다.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서울 이태원동 빌라를 매입할 때는 류씨의 부친 명의가 이용됐다. 류씨 누나는 재용씨가 2000년 8월 세운 의료기기 도소매업체 ‘뮤앤바이오’ 대표를 맡기도 했다. 재용씨는 2007년 1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증여세 포탈로 벌금 28억원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을 때까지 오알솔루션즈 미국 현지법인 대표였다.
검찰은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에게서 비자금을 증여받은 시점에 측근 명의로 여러 법인이 설립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법인 간 거래 등을 통해 비자금을 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