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안 우먼파워 2人] ‘유일한 한국인 유엔 출입기자’ 블룸버그통신 윤상원 기자
입력 2013-07-29 18:33 수정 2013-07-30 01:27
미국 블룸버그통신 윤상원(27·사진) 기자는 28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로 첫 출근을 했다. 유엔본부에 상주하며 취재하는 유일한 한국인 출입기자다. 출국을 나흘 앞둔 24일 서울 수하동 센터원 빌딩에서 만난 그는 “세계 193개국이 가입된 유엔에서 국제 분쟁, 여성 인권, 노동자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국제 이슈를 현장에서 취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기자는 2011년 블룸버그에 입사했다. 바로 1주일 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해 기사 전송법도 익히기 전에 많게는 하루 30개가 넘는 기사를 쏟아냈다. 연일 머리기사로 그의 기사가 걸렸다. 72개국 146개 지부에 기자만 2000명이 넘는 블룸버그에서 그의 이름이 알려진 건 이때부터다.
지난해 5월 본사 임원이 방한해 그에게 ‘기자로서의 꿈’을 물었다고 한다. 윤 기자는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외교 분야 기사를 써보고 싶다”고 했고, 1년이 채 안 된 올 4월 본사에서 “유엔 출입기자를 하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그는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평가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기자가 유엔 출입기자로 발탁된 결정적 이유는 ‘중동에 대한 전문성’이었다. 중동 문제는 유엔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윤 기자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2년간 생활하며 중동과 인연을 맺었다. 열 살 때 다시 이스라엘에서 5년간 머물렀다. 서울로 돌아와 대원외고를 졸업한 뒤 2006년 미 뉴욕대에 진학, 중동학을 전공했다. 블룸버그 입사 전 한국인 최초로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생 때 AP통신 한국지사, CNN 런던지사, 뉴스위크 등에서 인턴 생활을 했고, 졸업 후에는 로이터통신 예루살렘 지사, AP통신 한국지사에서 일했다. 지난달 4일 업무 파악을 위해 유엔본부에 들른 그는 “기자실에서 만난 내외신 기자들이 ‘반기문 총장과 한국말로 인터뷰하면 안 된다’면서 농담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기사를 ‘제대로’ 쓰기 위해선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의 연합체인 유엔을 제대로 취재하기 위해 역사 공부부터 다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