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공항 맡긴 홍콩기업에 평양공항 리모델링도 의뢰
입력 2013-07-29 18:23
북한이 중국과 불편한 상황에서 홍콩 건축회사에 평양 공항 리모델링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해당 홍콩회사는 원산에 있는 금강산 관광특구 내 군용비행장 리모델링을 담당하고 있는 PLT설계건축회사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이 회사 도시계획전문가인 오토 청(鄭炳麟)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사의 금강산 군용비행장 재설계안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SCMP에 전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은 평양 공항이 경제특구에 있는 공항보다 낙후돼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평양 공항 리모델링에도 초청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씨는 “북한 정부와 아주 가까운 투자자가 평양 공항 리모델링을 맡을 건축가를 선택할 권한을 부여받고 우리에게 접근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역시 홍콩에 등록돼 있지만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알져지지 않았다.
북한이 홍콩 기업에 공항 개발을 잇달아 맡긴 데 대해 북한과 중국 모두에 무난한 선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제적인 압력 속에서 중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을 돕는 것처럼 보일 수 없는 상황에서 홍콩이 나섰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의식해 중국이 아닌 홍콩 기업을 선택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2억 달러 규모의 금강산 공항 리모델링 사업은 공사가 끝나면 현재 2450m 길이의 활주로가 3500m로 확장된다. 그 경우 12대의 비행기를 수용하게 돼 연간 관광객 120만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강산 공항 프로젝트는 올해 초 북한의 핵실험 이후 보류된 상태지만 곧 재개될 것으로 청씨는 낙관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