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달러 재산 있어야 진짜 백만장자”

입력 2013-07-29 18:12

‘설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겠지만 상당수 백만장자가 자신을 부유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가치가 뚝 떨어진 데다 부모·자식 부양 등 의무 지출도 많은 요즘 세상엔 100만 달러로는 부자 축에 못 든다는 것이다. 그럼 대체 돈을 얼마나 가져야 한다는 걸까.

스위스계 국제 투자은행 UBS가 투자금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 가진 고액 자산가를 비롯해 445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약 70%가 100만 달러로는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투자로 굴릴 수 있는 돈만 100만 달러 이상이니 부동산 등을 합친 전체 재산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다.

보통사람 눈에 이미 부자인 이들은 정작 60%가 500만 달러(약 55억원)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동시에 별다른 재정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어려운 전제가 붙는다.

뉴욕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이런 설문 결과를 전하며 “지금의 100만 달러는 예전의 100만 달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돈이 돈 같지 않다는 말이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자조가 아닌 셈이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 아메리카스의 투자분석 책임자 에밀리 파슈터는 “부유함이란 하고 싶을 걸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상태”라며 “가족 부양 등에 따른 재정적 압박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문 응답자 중 약 80%는 성인 자녀나 손자, 노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사람도 약 10%로 적지 않았다. 백만장자들은 42%가 자녀 교육비를 대준다고 답했다. 자녀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주는 경우도 각각 20%, 18%로 높은 편이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