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저축銀, 종편·보도채널에 300억 투자”… “JTBC·채널A, 사실상 1인 소유 지분 초과”
입력 2013-07-29 18:11 수정 2013-07-29 22:01
언론개혁시민연대, 전체 주주 명단 공개
로비 의혹 등 각종 소문만 무성하던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의 투자 현황이 29일 공개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종편·보도채널 승인심사 1차 검증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 저축은행 8곳이 4개사에 300억원을 출자했고 의료재단, 학교재단 등의 투자도 드러났다”며 전체 주주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동안 일부 저축은행, 학교재단 등의 종편 주주 참여 사실이 드러난 적은 있지만 전체 주주 명단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8개 저축은행은 JTBC, 채널A, 뉴스Y, 머니투데이에 300억4000만원을 출자했다. 채널A가 가장 많은 145억4000만원을 투자받았다. 그 가운데 107억원을 출자한 미래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결과적으로 부실이 가중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국민 세금인 예금보험공사의 자금이 투입된 꼴이 됐다.
27개 비영리법인은 6개 사업자에 449억5500만원을 투자했다. 학교법인 단호학원(용인대)이 CSTV(TV조선)에 150억원, 학교법인 을지학원(을지대)과 의료법인 을지병원(을지대)은 뉴스Y에 90억원을 출자했다. 외국 법인 출자액은 1424억7900만원이었다.
사업자별로는 CSTV 526억500만원, JTBC 356억5800만원 순이다. 언론연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저축은행 등 부실 자본과 비영리법인의 부적절한 투자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기업의 주주 참여도 있었다. 한진그룹과 부영그룹이 CSTV에 각각 300억원, 17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검증 작업을 주도한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에 재벌이 대놓고 참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신 하도급 업체를 통한 우회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9개 하도급 업체, 현대기아차의 18개 하도급 업체가 다양한 사업자 주주로 참여했다”며 “현대기아차 하도급 업체의 경우 CSTV, JTBC, 채널A에 집중 출자했다”고 주장했다.
언론연대는 또 JTBC와 채널A의 경우 편법에 의해 사실상 1인 소유 지분을 초과했음에도 방통위가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자료는 언론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5개 종편 신청 사업자 및 5개 보도채널 신청 사업자의 심사자료를 자체 검증팀을 꾸려 분석한 것이다. 자료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MBN은 포함되지 않았다. 언론연대는 다음달 12일 주요 주주의 재무상황 등을 분석한 자료를 추가 공개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별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