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캠퍼스 수련회는 리모델링중
입력 2013-07-29 18:06 수정 2013-07-29 21:33
2000년대 들어와 침체기를 맞고 있는 대학생 선교단체가 여름 수련회에서도 참석자들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몇몇 단체들이 수련회를 리모델링 하는 등 캠퍼스 상황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코스타 국제본부는 다음달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 집회가 취소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집회는 2009년부터 시작돼 매년 8월 실시됐다. 하지만 캠퍼스 선교단체와 지역 교회 등에서 자체 수련회와 일정 등이 겹치면서 참석자 수평이동과 쏠림현상 등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스타 한국 집회가 지향점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코스타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대학생 선교단체의 여름 수련회 참석률은 지속적인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선교단체들 사이에서는 수련회 참석률이 10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는 분위기다. A단체와 B단체의 경우 2010년 이후 급격히 줄고 있으며 캠퍼스 전도운동을 이끌었던 C단체 역시 참석자가 감소했다. 요즘엔 수련회 참석 인원 집계는 하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현실은 현재 대학생 자체에 기독교인이 많지 않고 취업과 스펙쌓기로 변한 대학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가 발표한 ‘한국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과 대학원생 중 기독교인은 17.2% 정도다. 이중 선교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대학생은 7.6% 뿐이어서 대학생 선교단체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 역사에서 대학생 선교단체의 수련회 영향은 지대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거지순례’나 예수전도단의 ‘전도학교’ 등은 70∼80년대 한국교회 부흥과 선교운동을 주도했다. 당시 대학생 선교단체가 ‘교회 밖 선교단체’ 라는 뜻의 ‘파라처치(para church)’로 불리면서 지역교회 선교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88년부터 시작된 선교한국대회는 현재 파송된 한국 선교사의 20∼30% 가량을 배출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를 캠퍼스 선교의 기회로 보자는 입장이다. 학복협 장근성 총무는 “수련회 참석률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캠퍼스 선교의 위기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선교단체들이 사역을 다변화하면서 수련회에 쏟았던 열정이 분산된 탓도 크다”고 말했다.
선교단체별로도 프로그램 운영 등 행사 포맷을 바꾸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예수제자운동(JDM)은 29일부터 시작된 제7차 선교대회에 성인과 청년대학생,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다. 올해는 지난 대회보다 200여명이 증가한 1500명이 참석했다. CCC는 2003년부터 핵심 리더들이 영화와 디자인, 미디어 등의 분야를 공부토록 유도해 도입한 ‘창조적 멀티미디어 사역’을 수련회에 적용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 성장한 1만명이 참석했다.
CCC 대표 박성민 목사는 “캠퍼스 환경 등 외부 도전이 크지만 복음을 향한 열정과 리노베이션이 필요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캠퍼스 선교단체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