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염원하는 세계 기독인 힘 모아야 할 때”… 日 우경화 행보에 한·일 교계인사들의 제언 잇따라
입력 2013-07-29 18:07 수정 2013-07-29 21:33
“아시아 지역 평화를 위한 신앙·신학적 기반을 다지고 세계 기독인평화연대를 구축할 때입니다.”
한국YMCA생명평화센터 고문인 김용복(사진) 목사는 최근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접한 뒤 국내·외 기독인 평화운동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21일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이 승리하면서 일본의 우경화 행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헌 문제를 비롯한 평화·안보 이슈에 대해 한·일 교계의 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목사는 29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참의원 선거 결과는 일본뿐만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체제 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정치·경제·군사력으로 평화체제를 억지로 유지하는 시대는 멀어져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 볼 때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 기독인들이 연대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기독인들부터 평화기도회 등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해 관련 법·제도의 제·개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폭넓은 평화 운동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활동은 일본의 ‘헌법 9조’ 개헌 움직임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일본의 평화 저해행위를 지속적으로 저지하고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에서 23년째 활동 중인 조영상 선교사는 크리스천의 예언자적 사명을 강조했다.
그는 본보와 통화에서 일본 내부의 기독단체 및 평화 활동가들의 역할로 “성경 속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정부와 지도자들을 향한 일본 기독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교계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 야당 및 시민단체 등과 함께 여당 정치인들을 찾아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이미 평화 메시지 전달에 나서고 있다고 조 선교사는 전했다.
일본의 현 정치 상황에 대한 일본 교계의 인식은 더 심각한 분위기다.
일본복음주의협회 게니치 시나가와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 보낸 긴급 기도요청 서신에서 “여당이 제안한 헌법 개정안 중에는 종교 및 언론 자유 제한, 천황의 주권 회복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기독인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일본 교회가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정부 행동에 맞써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한국교회에 호소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