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브릭스서 ‘선전’… 글로벌 점유율 8.8%
입력 2013-07-29 18:05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8.8%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했지만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지난해 전체 점유율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368만3000대로 같은 기간 전 세계 자동차 수요 예측치(4205만9000대)의 8.8%를 기록했다.
1분기 점유율이 8.5%로 다소 낮아진 상황에서 2분기에 9%로 점유율을 높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현대·기아차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미국 시장 점유율이 8.9%에서 8.2%로 낮아졌고 국내에서 다소 부진했다. 반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완공된 제3공장이 본격 가동된 것을 비롯해 현지 공장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크게 확대됐다. 브릭스 시장 전체로 봤을 때 상반기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34.8%) 정도가 브릭스 4개국에서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선 중국에서 현대차는 35.6%, 기아차는 25%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것이 컸다.
현대·기아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8.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값 받기’ 등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둔 상황에서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상반기 중 국내 공장에서 생산 판매한 차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공장에서 생산량을 20.8% 늘려 이를 상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7.8%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후 2010년 8.1%, 2011년 8.6% 등 매년 꾸준한 상승 추세를 이어오다 지난해에는 8.8%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임단협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한국GM이 지난 26일 임단협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중에선 현대·기아차만 임단협을 남겨놓게 됐다. 또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향후 현대·기아차 판매 증가를 어둡게 하는 요소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노사 문제, 환율 변수, 각국의 국내 사정에 따른 변수가 남아 있지만 상반기 선방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