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PKO 파병 20년
입력 2013-07-29 17:57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운 국가는 63개국이다. 미국과 뉴질랜드 등 병력 지원 16개국, 의무 지원 5개국, 물자·복구 지원 39개국, 그리고 지원 의사 표명 3개국 등이다. 당시 지구상의 독립국 93개국 가운데 60% 이상이 우리나라를 응원한 셈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정해 이들의 헌신을 기리기로 한 것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나아가 힘닿는 데까지 국제사회에 보답해야 한다. 우리 군이 해외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에 은혜를 갚는 일일 것이다.
우리 군의 유엔 PKO(평화유지활동) 파병 역사는 20년 전인 1993년 7월부터 시작된다.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2년 뒤인 그해 공병과 통역 등 7개 분야 250여명 규모의 상록수부대가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떠남으로써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민간인 2명이 희생된 2007년의 아프간 인질 사건으로 인해 2년여 동안 아프간의 동의부대 등 해외파병 인력을 철수시킨 적도 있었다.
해외 파병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유엔 PKO와 다국적군 평화활동, 국방교류협력이 그것이다. 레바논의 동명부대와 남수단의 한빛부대는 PKO에 해당되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상선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것은 다국적군 평화활동의 일환이다. 국방교류협력 사례로는 아랍에미리트의 아크부대를 꼽을 수 있다. 현재는 전 세계 15개국 17개 지역에 1100여명이 나가 있다.
성과는 크다. 무엇보다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 문제와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 공헌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 현지에서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주민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레바논 평화 유지를 위해 2007년부터 파병된 동명부대는 ‘신이 내린 선물’, 2010년 아이티의 레오간 지역에서 지진 피해복구 작업을 벌인 단비부대는 ‘레오간의 천사’라는 칭송을 들었다. 우리나라가 두 차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한 데에도 해외에서의 한국군 활동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해외 파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파병 지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종종 논란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국력 낭비다. 정부는 파병을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는 일이 없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더 넓혀가야 할 것이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