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노믹스 경착륙 우려… “GDP 3%대 그칠수도”

입력 2013-07-29 17:47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향후 3%대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리커노믹스(Likonomics)’가 성장률 둔화 리스크에 봉착했다고 평가했다.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기업·지방정부 부채 문제에 따른 금융위기와 산업생산 둔화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향후 3년간 3%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이 경우 세계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와 아연 가격이 각각 60%, 50%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밑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홀딩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내년 말 급락할 가능성이 3분의 1에 이른다고 제시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당장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를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는 “연평균 3%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게나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5%임을 감안하면 매우 비관적인 분석이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4%를 기록한 뒤 단 한번도 7%를 하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7.9%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는 7.7%, 2분기 7.5%를 기록하며 하락 추세다. 향후에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근거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정책을 일컫는 ‘리커노믹스’이다. 리 총리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과 부동산 버블을 억제하기 위해 인위적 경기부양을 자제하는 리커노믹스를 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정부 재정지출에 대한 엄격한 관리, 비금융회사의 기업 자금조달 축소 등의 리커노믹스는 하반기 유동성을 축소할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 이하로 추락하는 ‘경기급랭’까지는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리커창 총리가 7% 성장률을 ‘바닥’으로 언급하는 등 경기방어 의지가 높고, 소비와 투자 지표는 그나마 양호하다는 것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과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각각 14, 20% 상승했다”며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경착륙 우려는 섣부르다”고 설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