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혈관종, 고혈압 치료제 효과있다”

입력 2013-07-29 18:57


어린이의 몸에 생긴 혈관종 제거에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성분의 고혈압 약이 효과를 보인다는 이색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혜림(사진) 교수팀은 안면부(얼굴)와 전신에 혈관종이 생긴 평균 5.5개월령의 만 1세 미만 영·유아 8명에게 경구용 프로프라놀롤제제를 투여하고 12∼18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큰 부작용이나 재발 없이 혈관종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29일 밝혔다.

혈관종은 혈관의 상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전체의 60%가 얼굴 쪽에 생기지만 온몸 피부는 물론 드물게 간, 콩팥, 뇌, 기도 등 내부 장기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대개 출생 당시엔 작아서 잘 보이지 않다가 생후 2∼3개월 무렵 급격히 커지며 돌 이전에 뚜렷이 자리를 잡는 경향이 있다. 피부 표면에 발갛게 도드라지는 종괴 형태로 나타나는 ‘표재성 딸기 혈관종(모세혈관종)’, 피부 속에 감춰진 진피 하부 지방층에 결절(혹) 형태로 나타나는 ‘해면상 혈관종’이 있다.

정 교수팀은 환자들을 모두 3∼4일간 병원에 입원시킨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프로프라놀롤제제를 8시간 간격으로 투약한 후 1시간마다 혈압과 맥박, 혈당 등을 측정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퇴원시켜 외래 단위에서 주기적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대상 8명 모두에게서 치료 7일째부터 혈관종의 크기와 경도(굳기), 붉은색 농도 등이 급속히 감소되는 변화를 보였다. 특히 2명은 12개월 후 혈관종이 완전히 소실되는 변화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영·유아 혈관종의 경우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7∼10년간에 걸쳐 서서히 소실되는 게 특징이지만 경우에 따라 시력 또는 청력장애, 출혈, 안면부 형태 변형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