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휴가 미룬채 일 매진하는 경제부총리

입력 2013-07-28 23:43 수정 2013-07-28 23:53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현안 챙기기에 ‘올인’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당초 이번 주에 4박5일 동안 여름휴가를 갈 계획을 세워 놨었다. 이에 맞춰 추경호 1차관과 이석준 2차관이 8월 1, 2주에 휴가 ‘바통’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달 초 현 부총리 리더십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현 부총리는 예정과 달리 8·15 광복절을 끼고 16일 하루 휴가를 내는 것으로 바꿨다. 대신 당초 휴가 기간이었던 이번 주에 상반기에 내놓은 경제 정책 점검 활동에 매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취득세 인하 등 조율이 필요한 정책들이 쌓여 있고, 내년도 세제개편안과 예산안 편성이 한창인 상황에서 현 부총리가 자리를 비우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취임 이후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워커홀릭(workaholic)’ 기질이 발휘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 부총리는 휴일인 27, 28일에도 연달아 제주도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 17일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활시위나 기타 줄도 가끔 풀었다가 다시 조여야 최상의 상태가 된다”며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니 몸과 마음을 싱싱하게 충전하라”고 휴가를 독려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휴가를 취소하자 기재부 일각에서는 휴가 가는 데 눈치를 더 보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들리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와 소비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본인은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여름휴가에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는다는 논리적(?)인 지적도 있다. 세종시 관가에서는 “휴가 안 가고 일하는 것이야말로 1970년대식 리더십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휴가를 미룬 것은 가족들과의 일정 조율 때문이지 리더십 논란과는 상관이 없다”며 “실·국장 평가 시 부하 직원들의 휴가 소진 비율이 들어가기 때문에 직원들 여름휴가도 계획대로 잘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