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한반도 위기 해결 위해 평화체제 다시 세워야”

입력 2013-07-28 18:30


에릭 시트로킨 국제인권 변호사

“공구함에 망치만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구함에 대화와 외교채널이라는 다른 도구도 채워 넣어야 합니다.”

미국 변호사로 국제인권·평화운동을 해 온 에릭 시트로킨(사진)씨는 27일(현지시간)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식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논의가 쑥 들어가 버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워싱턴DC 정전60주년 기념식장에서 만난 시로트킨 변호사는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 기대가 컸던 정전 60주년이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채널이 거의 단절되고 군사적 대결로만 치닫고 있다며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2·29합의를 북한이 박차고 나서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국면에서 그 방안이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는 결국 대화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시작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북한에 대한 공격을 검토했을 때 미 국방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24시간 안에 150만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하고 일주일 안에 피해자가 6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는 생각할 수 없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2011년 미 육군대학이 잠정적으로 전쟁이 중지됐을 뿐인 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 등 대량살상무기에 목매는 북한에 공식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는 군사훈련을 남한과 북한, 미국이 모두 6개월간 중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북한과 양자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트로킨 변호사는 ‘한국전 종전을 위한 전미 캠페인(National Campaign to end the Korean War)’의 공동설립자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인권 보호 운동에도 참여해 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