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한국인 두 영웅 ‘아름다운 맞대결’

입력 2013-07-28 18:20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5번째 한국인 ‘투·타 빅매치’는 승패를 떠나 선후배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아름다운 대결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형은 아우의 공을 극찬했고, 동생은 형 방망이의 침묵을 안타까워했다. 1만5000여명의 한인 팬들도 편을 가르지 않고 양팀을 모두 응원했다. 세계적인 톱스타 가수 싸이와 탤런트 송승헌씨도 관중석에서 두 선수에게 번갈아가며 파이팅을 외쳤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완벽한 예술 투구를 펼치면서 시즌 9승을 달성했다. 다저스는 신시내티 레즈를 4대 1로 잡고 시즌 55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큰형님 뻘인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와의 첫 대면에선 ‘예의로 좀 약하게’ 던졌다. 긴장한 탓일까 제구력은 흔들렸다. 결국 볼넷을 허용했다. 3회엔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으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이어 6회에는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추신수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지만 류현진의 속마음은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신수) 형을 만나 긴장해서 던졌더니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마음) 속으로 형이 안타를 치기를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추신수는 “오늘 (현진이) 공은 매우 좋았다”며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에 앞서 추신수는 신시내티 동료 타자들이 류현진의 투구에 관련된 정보를 물어왔지만 그때마다 “나도 류현진과 첫 대결이기 때문에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과 추신수는 9월 7∼9일 신시내티의 홈인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두 번째로 격돌할 전망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