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록 페스티벌 시즌… ‘안산 밸리’ 무더위 날린 8만5천명 열광의 함성
입력 2013-07-28 18:23
본격적인 록 페스티벌 시즌의 포문을 연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6일부터 3일간 경기도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린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는 8만5000여명의 관객이 방문해 록 음악에 대한 국내 팬들의 높아진 관심을 실감케 했다.
첫날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영국 밴드 더 큐어의 무대는 한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웠다. 멤버들은 50대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힘을 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첫 내한공연을 가진 영국의 더 엑스엑스도 느리지만 강렬한 사운드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 국내 여성 팬 층이 두터운 미국 뉴욕 출신의 인디 록 밴드 뱀파이어위크엔드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어깨 기차를 만드는 등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둘째 날 메인무대에 선 미국 가수 스크릴렉스는 직접 공수해 온 1.8t짜리 초대형 우주선 스테이지로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관객들은 세계 최고의 퍼포먼스에 감탄했다. 28일엔 화려한 조명과 25t 무게의 대형 무대장치로 무장한 미국 밴드 나인인치네일스를 비롯해 전설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 일렉트로닉 듀오 허츠 등이 무대에 올라 마지막 밤을 풍성하게 수놓았다.
국내 뮤지션들의 색다른 무대도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데뷔 25년차인 관록의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은 첫날 ‘브라보 마이 라이프’ ‘미인’ 등을 부르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지형은 갓을 쓴 선비복장에 선글라스를 끼고 독특한 무대를 완성했고, R&B 요정 박정현도 ‘꿈에’ ‘유 앤 아이’ 등을 록 버전으로 부르며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총 네 곳으로 나뉜 무대에선 사흘간 80여 팀의 수준급 공연이 이어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매혹시켰다.
라인업은 만족스러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장소와 시설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은 2009년부터 4년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개최했던 CJ E&M이 안산으로 장소를 옮겨 주최한 행사. CJ는 전년보다 넓은 장소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자부했지만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고 준비도 미흡했다.
공연장 내 셔틀버스 정류장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은데다 이를 안내해 줄 인력이 부족했다는 관객들의 의견이 많았다. 주차장과 공연장이 너무 멀어 자가용 운전자가 주차를 한 뒤 다시 셔틀버스를 이용해 공연장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돼 번거롭다는 불만도 있었다.
안산=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