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개인전 향연-SYMPOSION… 유리섬에 모인 책이 중심인 그림들

입력 2013-07-28 17:03 수정 2013-07-28 17:11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는 복합문화공간인 유리섬이 있다. 지난해 9월 조성된 유리섬에는 각종 유리 조형물을 전시하는 박물관,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맥아트미술관, 유리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장, 해안과 갈대밭을 따라 펼쳐지는 조각공원, 작가들의 오픈스튜디오,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가족끼리 나들이하기에 알맞다.

맥아트미술관에서는 우상호(50·사진) 작가의 개인전 ‘향연(Symposion)’이 8월 18일까지 열린다. 유리섬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작가에게 지원하는 전시로, 책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서울대 미대를 나온 작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립과 갈등 구조를 책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책을 극사실적으로 그리기도 하고 진짜 책을 잘라 붙이기도 한다.

최근작 ‘책거리’의 경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캔버스에 그린 다음 중간 중간에 책을 잘라 이어 붙였다. 책을 자르는 도구는 기계를 쓰지 않고 커터 칼을 사용한다. 너무 매끈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작품에 활용된 책들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본 것도 있고 전문서적도 있다. 대부분 작가의 지인들이 보내준 서적들이다.

‘6자 회담’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북한에서 발간되는 성경 6권을 나란히 세운 것이다. ‘아! 나의 조국’이라는 작품은 남한의 무궁화와 북한의 목란을 양쪽에 그리고, 가운데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관련서적을 배치했다. 또 ‘자본주의’라는 작품은 칼과 5만원권 지폐를 양쪽에 두고 경제 관련서적을 가운데 설치했다.

작가는 상반된 개념이 공존하는 그림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유리 공예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지만 잘 못 다루면 깨지기 쉽다. 작가의 전시는 이런 면에서 이곳 유리 전시와 통한다. 전시 관람 후 갯벌해안과 유리조각공원이 한눈에 펼쳐지는 카페 ‘G’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다.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 8000∼1만원(032-885-6262).

안산=글·사진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