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고 이웃 돕는 ‘1석2조 기부’ 바람
입력 2013-07-26 18:50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문모(48)씨는 올 초 금연을 결심했다. 10년 동안 수시로 보건소 금연 캠페인에 참여하며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잦은 야근과 회식이 늘 금연 의지를 꺾어버렸다.
문씨는 최근 금연을 하면 회사에서 지원금을 주는 ‘금연 펀드’에 가입했다. 처음 10만원을 내면 성공 시 적립금에 수익금을 얹어 돌려주는 방식이다. 문씨는 6개월 만에 금연에 성공했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펀드 수익금 전액인 1000만원을 복지관에 기부했다.
문씨는 24일 “직장에서 금연 캠페인을 해 성공률이 더 높은 데다 그 수익금으로 이웃도 도울 수 있어서 평소 기부하기 쉽지 않았던 직장인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금연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LG전자, 현대중공업, LIG 넥스원, 공항공사 등 많은 기업이 금연으로 조성한 기금을 소외계층, 국군 장병, 지역 학교 등에 기부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도 챙기면서 이웃을 돕는 1석2조의 기부 바람은 ‘다이어트 기부’도 만들어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건강체중 333’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3개월 동안 시민 3000명이 3㎏씩 총 9t의 체중을 감량하는 게 목표다. 참가자들이 감량한 체중만큼의 쌀을 저소득층 가구에 전달한다.
당초 3000명을 모집하려던 이 프로젝트는 목표 인원을 훌쩍 넘겨 이날까지 5387명이 신청했다. 10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모(28·여)씨는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다짐을 적고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자신이 돕게 될 어려운 이들을 떠올리며 각오를 다지기로 했다. 김씨는 “내 건강도 지키고 이웃의 건강도 지키는 아름다운 신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체중 감량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기부를 접목했더니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고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