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냉방기·자가 발전기로 휴대전화 충전… 전력난·무더위가 부른 새 풍속도

입력 2013-07-26 18:50

회사원 김영민(25)씨는 최근 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하는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태양열 자가발전 가방’을 구입했다. 태양열 집전판이 달려 있는 이 가방은 별도의 충전 장비 없이 가방을 멘 채 햇빛에 노출시키기만 하면 전기가 생성된다. 3∼4시간 정도 직사광선에 노출시키면 휴대전화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전기가 모이고, 전자기기와 연결하면 전기 콘센트 없이 충전도 가능하다.

김씨는 26일 “요새 실내 냉방온도가 제한되는 등 전력난을 체감하면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별도의 태양열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가방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에 따르면 이 가방은 여름철 에너지 절약이 부각되면서 꾸준히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손으로 작은 손잡이를 돌리면 소량의 전기가 만들어지는 ‘자가발전기’도 인기다. 휴대전화에 연결해 분당 30회 정도 손잡이를 돌리면 휴대전화를 약 25분간 유지할 수 있다. 전기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재미로 구매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력난으로 냉방온도를 제한해 한여름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사무실에서는 ‘전력난 눈치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USB 포트를 통해 컴퓨터 전력을 이용하는 소형 냉방 제품들을 많이 찾는다.

직장인 김모(30·여)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USB 선풍기를 공동 구매했다. 김씨는 “사무실에는 컴퓨터·복사기 등 발열 기구들이 많아서 체감온도가 훨씬 높은 데도 전기 콘센트를 이용한 냉방기 사용이 금지돼 있다”며 “할 수 없이 자리마다 몰래 USB 선풍기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USB 포트를 꽂아 방석처럼 사용하는 ‘쿨 매트’나 음료수 캔 하나를 냉장 보관할 수 있는 USB 미니 냉장고 등 눈치 제품이 많이 팔린다.

USB 선풍기를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는 “하루에 7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며 “USB 선풍기도 사용하기 눈치가 보인다며 ‘건전지 선풍기’를 찾는 회사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