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4연전 모두 이기겠다” 류현진 “그렇게 되긴 어려울것”… 맞대결 앞두고 뜨거운 만남

입력 2013-07-27 05:17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31·신시내티)와 류현진(26·LA 다저스)이 정규 시즌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그라운드에서의 맞대결은 오는 28일 오전 10시10분(이하 한국시간)이지만 추신수가 26일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하는 동안 류현진이 찾아온 것이다.

올 시즌 처음 맞붙은 두 팀의 4연전 첫 날인 26일 다저스는 이례적으로 원정팀 소속인 추신수를 위해 인터뷰실을 개방했다. 두 코리안 빅리거의 맞대결에 맞춰 ‘코리안 데이’로 지정한 4연전에 미국과 한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인터뷰룸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문틈으로 안쪽을 살피며 ‘형님’과의 해후를 기다렸다. 출입문 창으로 류현진의 모습을 발견한 추신수는 경상도 사투리로 “저 마는 저기서 뭐하는데?”라고 농담을 던져 인터뷰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추신수와 눈이 마주친 류현진은 그제서야 출입문을 살며시 열고 반쯤 몸을 내보이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추신수는 인터뷰를 마친 뒤 문을 열고 류현진을 반갑게 끌어안았다. 류현진은 “웬 인터뷰를 이렇게 오래 하느냐”고 살짝 투정을 한 뒤 “운동장에서 못 볼 것 같아 일부러 인사드리러 왔다”고 깍듯한 선배 대접을 과시했다.

다정한 선후배의 만남이었지만 팽팽한 입씨름도 벌어졌다. 추신수는 “이번 4연전을 다 이기고 싶다”며 포문을 열었고, 류현진은 “그렇게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받았다. 이어 “첫 대결 때 초구는 등 뒤로 던지겠다”고 류현진이 엄포를 놓자 추신수는 “그러면 곧바로 마운드로 뛰어올라가겠다”며 웃었다.

추신수와 류현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LA의 한인타운에서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선후배의 정을 나눴다. 식사 모임에는 추신수의 부모와 아내, 그리고 류현진 부모 등이 모두 참석했다.

한편 추신수는 이날 두 번의 실수를 범했지만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5타수 2안타와 1타점을 기록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90으로 약간 올랐고, 연속 출루 행진은 20경기째 이어졌다.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이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1,3,5회 땅볼에 그친 추신수는 4회에는 다저스 푸이그의 안타를 처리하려다 뼈아픈 송구 실책도 저질렀다. 푸이그는 추신수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후속 타자 땅볼에 홈을 밟아 득점했다. 추신수는 또 신시내티가 4-1로 앞선 8회초 안타를 때렸지만 이후 조이 보토의 안타를 중견수 플라이로 착각, 2루에서 1루로 귀루하려다 허무하게 태그아웃 당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9회초 적시 내야안타를 터뜨리며 두 번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날 신시내티는 다저스에 5대 2 승리를 거뒀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