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위안부 기림비 막아라” 일본인들 ‘반대 이메일’ 공작

입력 2013-07-26 18:30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도시에서 잇따라 추진되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막으려고 일본 측이 노골적인 방해 공작을 펴고 있다.

LA 남쪽 오렌지카운티의 부에나파크 시의회는 시내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자는 제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315통의 반대 이메일이 배달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이메일은 대부분 문장 구성 등이 흡사해 한 사람이 작성해 여러 사람 명의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보도했다.

또 LA 주재 니이니 준 일본 총영사는 부에나파크 시의원 5명에게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부에나파크 시의회는 글렌데일에 세우는 위안부 소녀상을 부에나파크에도 건립하자는 한국계 시민단체 가주한미포럼의 제안을 심의한 끝에 9월에 다시 논의하자며 유보했다. 시의원들은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지만 굳이 부에나파크시가 나서서 기림비를 건립하는 데는 부담스럽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0일 시립도서관 앞 공원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는 글렌데일 시정부도 건립 심의 과정에서 니이니 총영사의 편지와 일본계 주민들의 반대 이메일 세례를 받은 바 있다. 니이니 총영사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LA타임스에 기고하기도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