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위안차오, 北 김정은에 시진핑 메시지 전달
입력 2013-07-26 18:23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겸 공산당 정치국원이 북한 방문 당일인 25일 저녁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났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리 부주석이 먼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구두메시지를 김 제1위원장에게 전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리젠궈(李建國) 정치국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 친서를 김 제1위원장에게 전달했던 것과 대비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조선전쟁 정전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 만큼 친서를 꼭 가져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 핵실험 이후 양국이 관계를 회복하는 단계인 만큼 친서를 통해 특별한 뜻을 전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양국이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이는 이번 방북단이 과거보다는 격이 떨어지는 데서도 뒷받침된다. 1993년 7월 전승절 40주년 기념행사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상무위원이 참석했을 뿐 아니라 방북단이 당·정 대표단 자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 대표단 자격이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리 부주석은 김 제1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리 부주석은 또 “중·북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며 “중국은 상호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중국의 6자회담 재개 노력에 지지를 보내면서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안정된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침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해 리 부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신화통신 보도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과 북한이 입장차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부주석이 양국 관계를 ‘혈맹’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으나 중국 매체는 이러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