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뉴질랜드 정상회담… “뉴질랜드 참전용사 헌신 잊지 않을 것”
입력 2013-07-26 17:57 수정 2013-07-26 23:33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및 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내에서 열린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박 대통령은 회담 시작에 앞서 “정전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가 있었고, 또 오늘의 한국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제가 알기로는 당시 뉴질랜드 전체 군인 숫자가 만 명이 안 됐던 걸로 아는데 한국전에 6000명이 넘는 군인이 파병된 걸로 알고 있다”며 “정말 감동적이다. 한국 국민들은 뉴질랜드 참전용사 여러분의 그런 헌신과 사랑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 총리는 “양국 간에는 깊은 역사적인 인연이 있다. 제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화답했다. 2012년 만난 적이 있는 두 정상은 청와대 접견실로 걸어가면서 통역 없이 담소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우리 대북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공감대를 확인하고 자원개발, 과학기술, 남극 문제 협력과 영화 등 문화산업 분야 교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는 6·25전쟁 때 유엔 일원으로 참전하면서 우리나라와 첫 인연을 맺었다. 34명이 전사했고 80명이 행방불명됐다. 1962년 수교를 맺고 1960∼70년대 평택농장 건설 지원, 콜롬보 플랜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개발 원조를 제공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영애 시절이었던 1968년 부모님과 함께 뉴질랜드를 방문했던 인연이 있다.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첫 경험이었다. 국회의원이던 2008년 뉴질랜드 정부 초청으로 현지에 마련된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과 만났다.
한편 박 대통령은 29일부터 취임 후 첫 여름휴가에 들어가게 되지만 마음 편하게 쉬지는 못할 것 같다.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이 기간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빠지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대북문제 해법 찾기가 최대 난제로 꼽힌다. 또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을 짜야 하고 공공기관장 인선도 챙겨야 한다. 50일 넘게 공석인 청와대 정무수석도 박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