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 한국군 수석대표 전인범 소장

입력 2013-07-26 17:41


“정전협정 60년 유지, 많은 노력·희생 있었다”

“정전협정은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의 기틀을 제공했습니다. 국민들이 정전협정을 60년간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유엔사 군정위) 한국군 수석대표인 전인범(55·육사37기) 육군 소장은 24일 서울 용산 유엔사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60주년이 되는 정전협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유엔사 군정위는 정전협정의 이행·감독을 핵심으로 정전협정 위반사건 협의·처리, 남북협의를 통한 비무장지대 내 남북간 공통사안 처리, 전쟁 포로·유해 송환업무, 남북간 대화통로 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석대표는 정전협정 시행·감독 및 협상 등에 대해 유엔사령관에게 건의하고, 정전과 관련된 진행사항 등을 국방부로 통보해야 하는 책무를 맡고 있다. 유엔사는 1991년부터 군정위 수석대표로 한국군 소장을 임명했다. 전 수석대표는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참모장과 지상구성군사령부 참모장도 겸하고 있다.

전 수석대표는 우선 정전협정을 60년이나 지켜온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1953년 체결 이후 지난해까지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이 무려 3000여건이나 됐다. 그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청와대 기습사건 등 북한의 도발이 계속 지속된 상황에서 60년 동안 정전이 유지됐다는 것은 기적”이라며 “정전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고 정전협정 내에서 한국의 발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한국군은 정전협정 당사자가 아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군정위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1994년 4월에는 군정위 북한군 대표를 철수시키기도 했다. 전 수석대표는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의 한국군 장성 임명은 한국이 정전협정의 당사국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한국이 유엔사의 중요한 당사자임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정위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임하면서 우리군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 전 수석대표는 “과거에 비해 유엔군 등 외국군과의 협조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며 “세계 평화를 위한 한국군의 역량이 커졌다”고 전했다.

전 수석대표는 유엔사가 남북대화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북한과 유엔사 간 장성급회담이 2009년 3월 16차 회담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지만 유엔사는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군 유해송환도 한·중 양국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가 한·미 간에 논의되고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유엔사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정전협정 유지 책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