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의 성서 한방보감] 기와 혈은 음양… 균형 맞춰야

입력 2013-07-26 18:59 수정 2013-07-26 19:50


한의학에서 우리의 몸은 기와 혈로 이루어져있다고 본다. ‘기’란 기운을 말하고, ‘혈’이란 피를 뜻한다. 기가 가볍고 원활하게 잘 돌고, 피가 맑고 깨끗해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기가 잘 돌지 못하면 기체하게 된다. 기가 체하거나 막히면 기막히는 일이 생긴다. 기가 막힌다는 말이 그 말이다. 또 피는 깨끗해야 하는데 음식이나 약을 잘못 먹어 피를 탁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 피가 탁하게 되면 혈관성질환에 노출된다. 심장병, 암 등과 함께 중요한 사망의 원인이 되는 것이 바로 혈관성 질환이다.

기를 잘 돌게 하기 위해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 한마디로 기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인정하는 말, 용서하는 말, 사랑하고 이해하는 말을 하면 기가 산다. 성경에 기록된 ‘사랑하라’ ‘용서하라’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한의학적으로 보면 다 기를 살리는 말이다.

그 반대로 하면 기를 죽이는 말이 된다. 사람은 기가 죽으면 잘하던 일도 못한다. 형제를 무시하고 욕하고 비난하는 일은 예수님께서도 엄히 금하셨는데 한의학적으로 보면 기를 죽이는 일이다. 성경에는 그것을 살인하는 죄와 같은 격이라고 칭하고 있다.

혈은 음식과 관계가 깊다. 현대인들에게 많은 고지혈증은 지방질이 많은 음식과 상관이 있는데 콜레스테롤은 70%가 간에서 합성이 되고, 중성지질은 100%가 음식 때문에 온다. 동물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간에서의 대사장애로 고콜레스테롤증이 생기며 피가 탁해져 중성지질이 높아지게 된다. 중성지질이 높아지면 뱃살이 나올 뿐만 아니라 암에 노출되기도 쉽다. 한방에선 이런 현상을 피가 탁해졌다고 해서 ‘혈탁’이라 부르며 만병의 원인으로 본다.

피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육고기와 채식의 균형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육고기는 맛도 있고 조리도 간편하기 때문에 많이 먹게 되고, 많이 먹다보니 입에도 붙게 된다. 그에 비해 채식은 조리하기도 힘들고 맛도 따라주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육고기보다 덜 먹게 된다. 이런 식의 식생활이 계속되면 자연히 피가 산성화되어 과산증이 되는 혈탁증상이 생긴다. 혈탁이 생기면 혈관이 망가지는 질환에 걸리기 쉽다. 대표적인 것으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중풍 등이 있는데 이외에도 대부분의 성인병을 포함해 당뇨라든지 비만, 또는 아토피성 질환도 모두 혈탁 때문에 오는 병으로 본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건강이란 음과 양의 균형이다. 기와 혈은 음양인데 기혈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혈중에서도 산성과 알칼리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식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개의 혈병이 음식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 어려서부터 육식을 많이 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는 것이 피를 맑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육식을 전혀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영적으로도 보면 그렇다. 예배와 전도는 경건생활의 양 축이다. 경건의 훈련은 예배와 전도가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배에는 목숨을 걸지만 전도에는 그러지 못하다. 예수님의 지상명령이 땅 끝까지 전도하라는 것이었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도는 등한히 한다. 그 또한 너무나 아이러니한 일이다.

건강한 사람은 음과 양의 균형이 잡힌 사람이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은 육적인 균형뿐만 아니라 영적 균형도 잡힌 사람이다. 육적인 균형을 위해 기혈의 균형에 신경을 쓰고, 영적인 균형을 위해 예배와 전도의 밸런스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다. 요한복음 6장 63절의 말씀처럼 살리는 것은 영이며, 영이 살아야 육도 살고, 영이 건강해야 육체 또한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