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칼럼] 기상이변, 영상이변

입력 2013-07-26 18:58


요즘 날씨를 보면서 기상이변(氣象異變)이라고 한다. 30여년 만에 겪는 긴 장마, 폭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변이란 뜻 그대로 예상하지 못한 사태나 괴이한 변고를 뜻한다(Accident, Unexpected Change).

초등학교 때 배운 우리나라 겨울 기상의 특징인 삼한사온은 사라진 지 벌써 오래고 때로 겨울에 혹한이나 예상 밖의 따뜻한 기후를 경험하게 된다. 사계절이 없어지고 이 여름, 폭우와 더불어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생기며 일부 지방은 폭염으로 난리다.

기상 이변을 본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주나 유럽,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설, 폭우, 긴 가뭄과 긴 장마를 겪고 있다. 물론 WMO(세계기상기구)에서 규정하는 기상이변은 월평균 기온이나 월 강수량이 30년 만에 1회 정도 확률로 발생하는 기상 현상을 이상 기상이라 규정하고 있다. 이런 기상 이변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현상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생긴 현상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런 것들이 엘리뇨 현상과 라니냐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본다. 말 그대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현상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은 간단히 말해서 이산화탄소의 과다 배출로 대기권에 가득 차게 되어 더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빙하가 녹고,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고 해류의 흐름이 바뀐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상 이변은 그냥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상이변이 생기도록 만든 셈이다. 국제 기후변화 협약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각 국가 간 이익 문제로 잘 되지 않고 있다.

한국 교회의 영상 이변

기상이변에 놀라면서 필자는 오늘 한국 교회의 영상(영적 상태 현상) 이변을 본다. 즉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 성도들의 영적 상태가 이상하다. 이변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기후에 갑작스런 이상 현상이 많듯이 오늘 영적 상황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을 때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다. 자연계도 인간도 다 그러했다.

그런데 인간의 범죄로 하나님과 관계가 잘못되면서 영적 상태에 이변이 생기면서 낙원에서 추방되었고 자연계도 고통을 받게 되었다. 오늘의 한국교회 상황은 복음의 본질에서 떠난 이변이 많아 부끄럽고 안타깝다.

얼마 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복음이나 교회의 본질은 그렇지 않은데 사회에서는 교회나 교인의 이미지는 자기중심적이며 상업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교인들의 언행이 싫다, 믿음과 삶의 이중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거기에다 목회자나 교인들의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터져 나오는 것도 이변이다. 결국 교회가 가져야 할 거룩성의 상실, 그리고 목회자의 소명성 약화와 교인들의 경건성 상실 등이 총체적으로 한국 교회의 ‘영상 이변(靈狀異變)’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회복되어야 한다

기상이변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산소를 공급하는 나무를 심어야 하며 개개인이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고 스프레이 사용을 자제하여 프레온 가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외에 자동차나 에어컨 등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기상이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영상이변을 줄이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한번 파괴된 자연의 복구가 어렵듯이 잘못된 영적 상황을 개선하고 추락한 교회의 신인도를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오늘의 교회는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회복은 교회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회자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른 복음 신앙을 휘해 힘쓰고 목회자답고, 교인다워지는 회복을 이뤄가야 한다. 교회는 승리할 것이다. 그 영광스러운 회복과 승리의 한국 교회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경원 목사 약력=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미국 리폼드신학교 목회학 박사,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문화 고위자 과정,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역임, 현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서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