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노르웨이 야전병원 ‘노르매시’ 활약상 책으로 만들어 기증

입력 2013-07-25 18:26


정전협정 체결 60주년(27일)을 앞두고 노르웨이 한국전 참전 용사 5명이 한국을 찾았다. 당시 미8군 소속의 유엔군을 지원하는 야전병원 ‘노르매시(NORMASH)’에서 간호사, 보초병 등으로 근무했던 이들이다. 1951년 7월 개원한 노르매시는 54년 11월 문을 닫을 때까지 군인과 민간인, 적군 등 부상자 9만여명을 치료했다. 입원 환자가 1만4755명이었고, 그 중 한국인은 4802명이었다.

이번 방문은 당시 복무 경험과 일화를 기록한 에세이집 ‘노르매시’의 한국어 발간을 기념해 이뤄졌다.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해 3년 전 먼저 나왔다. 단순 참전 일지를 넘어 이후 한국과 노르웨이의 우호관계까지 함께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노르매시 기증식에는 저자 대표 아르빗 피예례(82)씨와 안네 그레테 스트룀 에릭센 노르웨이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이들을 맞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증식에서 피예례씨는 책에 기록된 60년 전 야전병원의 모습을 담담히 낭독했다. “우리는 한국인 보초병들에게 아리랑을 배웠다. 한밤중에 보초를 서면서 아리랑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노르웨이 동요 ‘페르 스펠레만’을 가르쳐줬다. 우리는 지금도 노르웨이에서 모임을 가질 때면 아리랑을 목청껏 부른다.”

책에는 야전병원 모습과 참전용사들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환자가 많은 날은 73시간 동안 173건의 수술을 했다”거나 “이른 아침, 부모 잃은 아이가 팔에 총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왔다. 팔에 깁스를 한 아이의 밝은 모습에 모두들 기분이 좋아졌다”는 증언 등이다. 지난 23일 도착한 이들은 24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노르웨이 6·25전쟁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소장한 정전협정 관련 주요문서 194만쪽을 디지털 파일로 구축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