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 공허한 외침
입력 2013-07-25 18:22
집권 2기 들어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시 경제를 들고 나왔다. 경제 회생의 필요성을 강조, 공화당을 압박하려는 복안인데 내용이 새로운 게 없고 공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녹스 대학에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남은 임기(1276일)의 순간순간을 ‘다시 일하는 미국’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역설했다.
녹스 대학은 과거 그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을 때 처음 대규모 청중을 상대로 연설했던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 상향 조정을 비롯해 시퀘스터(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회피, 중산층 소득 증대 및 계층 간 소득 불평등 해소, 사회기반시설 개선, 아동 조기 무상 교육, 최저 임금 인상, 세제 개혁 등의 필요성을 되풀이했다.
모두 그가 2기 임기 첫 국정연설에서 역점 사업으로 제시했던 국정 과제다.
그는 “기업들이 꾸준히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과거 10년간 거의 모든 소득이 상위 1%에 집중됐다”며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소득이 2009년 이후 40%나 늘었지만 일반 국민의 평균 소득은 1999년보다도 오히려 적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사건건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회, 특히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출신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대통령 발언의 요지는 무엇인가. 무엇을 이루려는 것인가. 아무것도 없다”며 “그의 발언은 빈껍데기에 불과하며 속에 사탕이 들어 있지도 않은 부활절 달걀”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엔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는 데다 이미 제안된 내용들도 시행되지 않고 있어 미국민들의 신뢰를 살 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5%가 오바마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불신한다는 응답은 49%로 더 많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