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 여객선 취항 다음날 화재… ‘아라퀸즈’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13-07-25 18:13
“불안해서 아라퀸즈는 못 타겠습니다.”
경북 포항∼울릉 간 뱃길 복수노선에 취항한 ㈜광운고속해운의 카페리선 ‘아라퀸즈’(사진)가 출발부터 고장과 화재로 말썽을 빚어 승객들의 선박운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취항하기 전 엔진이 고장 났던 아라퀸즈는 지난 19일 취항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0일 오후 7시30분쯤 승객 244명을 태우고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가던 도중 기관실에서 불이 나 5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이 불로 기관사 김모(40)씨가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들은 대피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아라퀸즈는 예정시간 보다 1시간가량 늦은 밤 10시쯤 목적지인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회사 측은 기관사의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화재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선사와 승무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화재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퀸즈는 다음날인 21일에는 정비문제로 지연 출항했다. 당초 낮 12시10분 포항항을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3시간10분이나 지연된 오후 3시20분에서야 출항할 수 있었다.
여객선터미널에서 3시간을 기다린 승객들은 회사 측의 사과에도 “불안하다”며 회사대표의 동승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포항시와 울릉군 관계자는 “대아고속해운이 독점 운항하던 포항∼울릉 노선에 아라퀸즈가 투입되면서 경쟁체제를 기대했는데 출발부터 삐걱거려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아라퀸즈는 1997년 이탈리아에서 건조된 쾌속 카페리선으로 정원 855명에 승용차 113대를 싣고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데 3시간30분이 걸린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