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꿰맞춰… 억울” 김종학PD 유서 파문

입력 2013-07-26 02:15

경기도 분당의 한 원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종학(62) PD가 유서에 검찰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남겨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했고, 고인·변호인·가족의 시비나 이의제기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25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고인은 A4용지 4장 분량의 자필유서에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자신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한 장 분량으로 적어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김○○ 검사, 자네의 공명심에…음반업자와의 결탁에 분노하네. 드라마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꼭 사과하게…”라고 분노했다. 이어 “함부로 쌓아온 모든 것들을 모래성으로 만들며 정의를 심판한다(?) 귀신이 통곡할세. 처벌받은 사람은 당신이네. 억지로 꿰맞춰, 그래서? 억울하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고인은 자신의 변호를 담당한 구모 변호사에게는 고마움을 전하면서 “우리 가족이 힘들지 않게…꼭 진실을 밝혀 달라”고 적었다. 선후배 PD들에게는 “드라마에 지금도 밤을 지새우고 있는 후배들, 그들에게 폐를 끼치고 가네”라며 “혹시나 PD들에게 나쁜 더러운 화살이 가지 않길 바라며…”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가족에게 남긴 한 장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내용들이 쓰여 있었다.

검찰은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임의 소환해 조사 시작부터 조사 종료 시까지 전 과정을 변호인 입회 하에 적법절차에 따라서 진행했고 혐의가 인정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건”이라며 “무리한 강압수사나 꿰맞추기식 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 PD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에서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아 왔다. 김 PD에 대한 진정을 접수하고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 17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5월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고소된 김 PD를 지난달 두 차례 소환조사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성남=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