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中 노병·조선족 기업인 대거 방북… 北 ‘전승절’ 기념 행사 초청
입력 2013-07-25 18:01
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기념 행사에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노병과 조선족 기업인들을 단체로 초청했다.
이들 중 일부는 25일 오전 10시30분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떠났다. 이날 기차편으로 단둥을 떠난 참전 노병과 기업인들은 100명 가까이 됐다. 이들 가운데 사전 신청을 통해 가족과 동행하는 사람도 있었다.
단둥 조선족기업가협회 김택룡 회장은 이날 “북한 당국이 중국 전역의 조선족기업가협회 회원들을 전승절 행사에 초청했다”며 “이들 가운데 동북 지역과 산둥성 등지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북한 방문에 나섰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서 ‘중국인민지원군’으로 불리는 6·25전쟁에 참전한 노병들도 다수 초청돼 방북했다. 이들은 70대 후반에서 80대에 이르는 노인으로 생존자가 많지 않다. 단둥의 대북 소식통은 “참전한 노전사들도 이번에 초청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을 태우고 단둥을 떠난 기차는 압록강의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를 지나 신의주에 도착하자마자 국경 통과 절차를 거쳐 이날 오후 5시쯤 평양에 도착했다. 단둥에서 신의주를 지나가는 철도는 는 평양행 최단거리 노선이다.
방북단에 포함된 한 기업인은 “평양 공식 체류 기간은 4∼5일가량 될 것”이라며 “그동안 아리랑 공연도 보고 각종 기념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방북 기업인들은 기차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일주일가량 북한에 머무르게 된다.
방북 기업인들 중 상당수는 공식 체류가 끝난 뒤에도 북한에 머물며 사업과 관련된 일을 보는 등 꽤 오래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단 중 한 여성 기업인은 “기념 행사 뒤에도 평양에 한 달가량 머무를 것”이라며 “닷새 전 평양에서 돌아왔는데 아리랑 공연 외에도 군대의 열병식 등이 대대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찾아본 단둥역에서 5분 거리도 안 되는 압록강호텔은 투숙객이 많아 주차장이 꽉 차 있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투숙객 중에는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동북 3성에서 온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압록강호텔에는 북한의 대남 민간부문 경제협력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사무실이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시 투숙했던 것으로 알려진 중롄(中聯)호텔에도 전승일을 앞두고 북한인 출입이 크게 늘었다. 중롄호텔 바로 앞에 위치한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에서는 최근 매일 오전 북한으로 넘어가는 대형 화물트럭이 줄을 이었다.
단둥=글·사진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