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202명당 고작 1명… 국민銀 임원 승진 별따기
입력 2013-07-25 17:53 수정 2013-07-25 22:25
전 금융사 중 임원이 되기 가장 어려운 금융사는 KB국민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임원 중에는 외부 출신 감사와 사외이사까지 있고 최근에는 행장도 사실상 ‘외부인사’가 들어왔다. 국민은행에서 말단 행원이 임원까지 오르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분기·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 금융사 70곳 중 직원 1인당 임원 수가 가장 적은 곳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총 직원이 2만1635명에 달했지만 임원은 18명에 불과했다. 1명의 임원이 1202명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국민은행은 18명의 임원 중 외부 출신 감사와 사외이사가 6명이어서 실제 내부에서 승진해 올라갈 수 있는 은행장, 부행장 등의 자리는 12개에 불과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최고자리인 행장까지 외부인사가 차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신임 이건호 행장을 ‘외부인사’로 규정하고 행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출근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행원들은 은행에 들어와 행장이 되길 꿈꾸는데 관치금융을 보면서 꿈을 잃고 말았다”며 삭발까지 했다.
국민은행 외에도 직원 수가 많은 은행이 대체로 임원 되기가 어려웠다. 임원 1인당 직원수는 우리은행이 769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699명), IBK기업은행(579명) 등 순이었다.
은행을 제외하고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동부화재 등 순이었다. 이들 회사는 각각 직원 310명, 223명, 140명 당 임원이 1명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대부분 회사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00명을 넘지 않았다.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명보험사는 한화생명이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82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부국증권의 경우 직원은 208명인데 임원은 34명이나 됐다. 직원 6명당 1명이 임원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증권도 직원 69명에 임원 7명으로 직원 10명당 임원 1명 꼴이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