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다리 47년만에 상판 들어 올렸다

입력 2013-07-25 17:53


[쿠키 사회]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중략)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가수 현인(1919~2002)의 가슴을 저미게 하는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2절 가사다.

한국 근대사의 상징이자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문화유산인 부산 영도다리가 47년만에 도개교(跳開橋) 다리 상판을 들어 올렸다.

부산시는 11월 완공예정인 영도다리의 길이 31.3m, 무게 590t인 도개교 부분을 25일 오전 11시 75도 각도로 들어 올리고 선박들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린 것은 완공을 앞두고 시운전을 통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인 1934년 11월 개통된 영도다리는 부산 중구와 영도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였다.

한국전쟁 때에는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이 전쟁 와중에 헤어진 이들을 만나려고 다리 밑을 찾으면서 ‘우리나라 1호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다.

다리 아래로 선박을 통행시키기 위해 교량의 본체를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한 영도다리는 1966년 도개 기능을 멈출 때까지 요란 사이렌 소리와 함께 31m의 다리가 하루 7차례 정도 올라가면서 그 아래로 배가 지나갔다.

영도다리는 영도대교로 명칭을 바꿔 길이 214.8m, 폭 25.3m로 옛 도개기능을 그대로 간직한 채 복원돼 11월 개통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영도대교 기념비 인근에 영도대교 전시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시 관계자는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리는 도개기능을 갖춘 영도대교가 복원되면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